충주 가금면일대 문화유산답사여행 - ⑧중원봉황리 마애불상군(보물 1401호)

** 답사코스 :

 충주 ~ 탄금대 ~ 창동마애불, 창동 5층석탑,약사여래입상 ~ 누암리 고분군 ~
 충주중원탑평리7층석탑(중앙탑),박물관 ~ 장미산성 ~  중원고구려비(국보 205호) ~
 충주고구려천문관  ~ 잣고개 ~ 봉황리 마애불상군(보물 1401호)

봉황리 마애불상군은 이번 답사여행의 마지막코스입니다.
고구려천문관에서 관측시간을 확인하고 남는시간을 이용하여 잣고개를 넘어 가금면 봉황리 안골마을 햇골산 벼랑에 있는 마애불상군을 방문하였습니다. 천문관에서 마애불상군까지 차량으로 약 10여분 소요됩니다.

이곳 봉황리 안골마을 인근에는 봉황리자연휴양림과 충주보훈휴양원이 있습니다. 지금은 잣고개길과 노은 중부내륙고속도로 북충주IC까지 길이 뚫려 쉽게 왕래가 가능하지만 그 전까지만 해도 가흥에서 농로를 이용하여 접근해야만 했습니다.

마애불(磨崖佛)이란  암벽에 새긴 불상을 말합니다.

이런 마애불이 여러 새겨져 있으면 마애불상군(磨崖佛像群)이라 부르구요...

그리고 중원(中原)이란 명칭은  신라의 지방행정구역 명칭과 관련이 있는 이름입니다.

6세기 신라 진흥왕이 충주지역을 처음 점령하고 그 명칭을 5소경 중 하나인 국원소경으로 부르다가 그 뒤 경덕왕대에 중원경으로 바뀌게 됩니다. 이 때부터 "충주 = 중원"이란 관계가 형성되어 오늘날까지 충주지역을 '중원'이란 명칭으로 표현하곤합니다.  

중원 봉황리마애불상군은 1978년 12월에 발견되었습니다.

학계를 놀라게한 큰 발견이었다는데 이유인 즉슨 이런한 유형의 마애불상군이 처음으로 한강유역에서 발견되었다는 점과  삼국시대 고구려 불상의 특징을 갖고 있다는 점, 그리고 이로 말미암아 대륙으로부터 남한강아래 한반도 남부지역으로 불교의 전래를 규명할 수 있다는 점등등입니다. 이런 이유로 보물 문화재로 지정받지 않았나 싶습니다.

일반인의 시선으로 봤을 때 봉황리마애불상군은 그리 큰 감흥을 줄만한 하드웨어적 요소를 갖추고 있진 않습니다.

그리고 다소 훼손이 된 부분도 있고 겉보기엔 동네 뒷산에서도 쉽게 접할수 있을듯한  모습을 띄고 있어  보물급 문화재라는 기대감을 충분히 주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위에 언급한 대로 한반도 불교연구에 대한 매우 귀중한 요소를

갖추고 있다는 점을 바탕으로 바라 보았을 때에는 조금 더 만족스런 답사가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 중원봉황리마애불상군 들머리에서...

안내판을 따라 둑방길로 진입하면 주차장이 나옵니다. 둑방아래 농로를 따라 가면 축사가 나오니 주의해야합니다.

안내판을 보니 지금 명칭이 "중원봉황리~~" 에서 "충주봉황리마애불상군"으로 바뀌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주차장에서 바라 본 햇골산과 봉황리마애불상군..

사진상 중턱 왼쪽 암벽과 오른쪽 철계단이 지나는 암벽에 각각 마애불들이 양각으로 새겨져 있습니다.

왼쪽암벽에는 통일신라 시대 것으로 보이는 "여래좌상"이라는 불상이 새겨져 있습니다. 
삼국시대 고구려 작품으로 추정되는 마애불상군은 오른쪽 철계단쪽에 새겨져 있습니다. 

▼ 가파른 철계단을 따라 오르며 바라 본 주차장과 안골마을 일대...

▼ 철계단 끝부분 암벽에 모습을 드러낸 마애불상군.

불교미술에 대한 지식이 밑바닥이다 보니 첫인상은 그닥 감탄스럽진 않았습니

▼ 앉은 자세의 본존불과 좌측으로 공양을 바치는 자세를 하고 있는 공양자상!!

본존불상은 안타깝게도 아래가 떨어져 나갔네요..





▼ 본존불 우측 옆으로 새겨져 있는 불상군들..

여기서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부분은 맨 우측, 오른쪽 다리를 왼쪽다리에 올리고 왼쪽팔을 다리에 터치하고 있는 듯한

불상입니다. 저런 자세는 생각하는 모습을 표현하는 것으로 반가사유상이라 합니다. 

 유명한  백제시대 작품인 국보 78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과 동일한 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반가사유상(半跏思惟像)에서 반가(半跏)라는 말은 "반쪽 책상다리"라는 의미로 한쪽 다리만 가부좌를 틀었다는 말이고

사유(思惟)라는 말은 "생각한다"라는 뜻입니다.

마애불로서, 암벽에 새긴 불상으로서, 반가사유상은 한반도에 몇 점 안된다고 합니다.

안타깝게도 여기 반가사유상 머리 부분은 떨어져 나가 형태를 알 수 없네요.

반가사유상 옆으로 5구의 보살상이 새겨져 있다하는데 육안으로는 구분이 좀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고구려풍이라고 하는 팽이모양 대좌 역시 확인이 어려웠습니디.

 

▼ 본존불 우측 옆으로 새겨져 있는 불상군들..- 다른 각도에서 찍은 사진

보살상들 쪽으로 찍어보았습니다. 구분이 잘 가진 않지만 전체적으로 갸름한 얼굴과 날씬한 몸매를 보이고 있는데 이런 스타일이 고구려 풍이라 합니다.





▼ 국보 78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출처 :문화재청 

이런 반가사유상은 삼국시대 유행하던 스타일이라 합니다.




▼ 마애불상군들을 감상하고 철계단을 끝까지 올라가면 또 다른 마애불상이 나타납니다.

이 불상은 후대인 통일신라시대에  조성된 걸로 보이는 마애불입니다. 




▼ 아래 갸름한 얼굴과 슬림한 몸매의 마애불상군에 비해 네모난 얼굴에  튼실한 하체와 그에 비해 짧고 두툼한  풍체를 양각의 형태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머리위로는 부처가 중생들을 교화할 목적으로 변화한 모습이라하는  화불(化佛)을 새겨 놓았습니다. 이 마애불은 여래좌상이라 합니다.

동일한 장소에서  삼국시대와 통일신라시대, 즉 시대를 달리하는 마애불들을 비교하며 볼수 있었습니다.

마애불상군을 검색해 보니 국보, 보물급 문화재로 다음과 같이 나옵니다.

충주 가금 중원 봉황리 마애불상군(보물 1401호) - 6세기 삼국시대 고구려 

경주 단석산 신선사 마애불상군(국보 199호) - 7세기 초 신라

경주 남산 칠불암 마애불상군 (국보 제312호) - 8세기 통일신라

경북 칠곡 성주 노석동 마애불상군 (보물 제655호) - 통일신라 

전북 남원 개령암지 마애불상군 (보물 제1123호) - 고려시대

그리고 마애불상군이란 명칭으로 불리진 않지만 

백제말기(7세기) 조성된 걸로 보이는 서산 마애불 삼존불상(국보 84호)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중원 봉황리 마애불상군이 고구려 양식의 특징을 보이고 있는 삼국시대 작품이라면 예술성과 작품성을 떠나, 당시 충주지역이 고구려와 신라 그리고 백제의 접경지대였다는 점과 인근 남한강을 통한 불교문화의 전파라는 쪽으로 생각해 보았을 때, 이 문화재의 가치성은 대단한 의의를 가지고 있다고 볼수 있겠네요...